잔혹하지만 이 세상엔 상위층과 하위층이 존재한다. 사람이 2명 이상 모이면 더 뛰어난 사람과 모자란 사람이 있다. 물론 각자 장점과 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완전히 누가 더 '객관적으로' 잘 만든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내가 보기엔' 쟤는 좀 급이 안 맞는데?/애매한데?/못 만드는데? 같은 생각이 드는걸 부정할 수가 없다.
그걸 부정하기 위해선 인간 개개인의 특성조차 부정해야 하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 저 새끼 못 만드는데 왜 이런 합작에 끼지? 이런 얘기를 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중요한 건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가리거나 부정해서는 안되며, 그 차이를 좁히기 위해 우리가 노력하는 게 창작 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자, 예를 들어 음원을 만드는데 박치인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고, 작품을 내고 나에게 피드백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박자가 계속 밀려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무엇일까? 오 잘 만드셨네요 하고 넘기는게 좋을까? 아니면 이 부분 고치세요 가 좋을까? 아니면 무시를 하는게 좋을까?
물론 지적하고 박자를 수정하는 것이 옳아보이지만, 사실 정답은 정해져있지 않다.
진짜 중요한 건 피드백을 요구하는 사람의 태도이다. 만약 그 사람이 작품을 만드는 것에 굉장히 열정적이라면, 그에 맞는 피드백으로 더 훌륭한 작품이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피드백은 단순히 명분일 뿐이고 그저 나와의 사회적 교류를 즐기고 싶은, 친목 도모 수준에서 물어본 것이라면 어물쩡 넘어가는게 이득일 수도 있다. 또한 그 사람이 진짜 작품을 내는 그 자체만으로 의의를 두거나, 정말 심한 박치일 경우에 박자가 안 맞는다고 지적한다면, 내가 틀리고 싶어서 틀렸냐고 역으로 화를 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어쩌면, 박자가 안 맞는 것이 그 사람의 아이덴티티일 수도 있다.
예시는 박자로 들었지만, 아이디어 구상, 음정, 일러스트, 개사, 영상, 아니 어떤 창작물의 어떤 부분이든지 다 해당되는 이야기이다(합성=창작=예술이기 때문에).
사실 제작중인 작품에 피드백을 구하는 사람은 피드백보다는 그저 상대방의 반응을 통해 자기 인정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정말로 완벽주의자인 사람들은, 자신의 작품에 피드백을 거의 받지 않는다(물론 착각해선 안되는데, 피드백을 받지 않는다고 완벽한 작품이 나오진 않는다).
결국, 되는 놈은 되는거고, 안되는 놈은 안되지만, '본인이 노력한다면' 되는 놈, 고수, 합성을 잘하는 사람에 가까워질 수는 있다. 그래. 노력만 하면 분명 가까워질 수 있다고. 하지만 결국 개인차 때문에 자신이 바라는 것과 동등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노력은 헛되는가? 그건 아니다. 꼭 모두가 고수가 될 필요는 없다. 초반에도 말했지만, 각자 장단점이 있다고, 개성이 있기 때문에 '안 되는 놈'이어도 팬 하나쯤 있을지도 모른다. 노력한다면, 더 생길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자주 얘기하는 예시로 토세는 처음엔 회머테 열화판 카피였는데, 지금은 진짜 잘 만드는 사람으로 회머테랑 비슷하면서도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여기부터는 그냥 개인적인 불평) 하지만 난 '되는 놈'이 되려는 노력을 포기했다. 내가 잘 만드는 놈이었더라면 펠트버 석세스 스토리 ~합성의 기초편, 중급자편, 심화편, 작품 해석같은 거나 쓰고 있었겠지. 물론 가끔이 아니라 자주, 나도 실력이 좋았다면 하고 그들을 부러워하고, 좋아하고, 싫어하고, 질투하고, 저주하고, 사랑하고, 혐오도 하지만 결국, 내가 그들이 될 수 없고, 그들이 내가 될 수 없는 것. 그걸로 좋은거다. 응. 그럴거야 아마도.
'합성을 안하는 합성러'가 많은 이유도 잘 만드는 거에 집착하는 애매한 완벽주의 때문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한다. 이걸로 좀 더 쓰면 이번 글이 너무 길거 같으니까 뭐 나중에 따로 써보던지 하겠다.
추가) 제목치고 되는 놈 이야기는 적은데, 제가 되는 놈이 아니라서 되는 놈 이야기를 모릅니다. 아시는 분은 제보해주세요
솔직히 말해서 글 쓰는 자신에 대한 자기객관화가 좀 부족하신 것 같습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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